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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 찰나... ecstasy, 181.8cm x122.7cm, oil on canvas, 2015, 이영만 作 # 찰나, 유미주 75분의 01초, 번뇌 연민 목마름 결핍 만남 헤어짐 속박 자유 사랑 환희 충만 희열 과거에서 현재로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관념에서 실재로 허공에서 기억으로 찌른다 찰나의 순간 불멸(不滅)하고 심(心)의 시공(時空)에서 유영하여 온 우주에 이른다 위 작품『ecstasy』는 이탈리아 조각가 지안 로렌조 베르니니(Gain Lorenzo Bernini)의 대리석 조각 작품『성 테레사의 환희 The Ecstasy of St. Teresa』에서 차용한 이미지이다. 베르니니의 조각은 하늘의 천사가 황금의 뜨거운 화살로 테레사 수녀의 심장을 뚫는 순간, 아픔과 고통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 더보기
여인 여인... Portrait of a Young Woman, 1935, Oil paint on canvas, 107.95 cm x 205.74 cm , Meredith Frampton # 여인, 유미주 흰 살결 가녀린 모습 달처럼 고요하고 봄꽃처럼 곱더니 스물세 살 손끝 우아함은 살바람 바람결에 이별마저 세련되었다 그대 돌아선 마음의 눈 기억 속 그림자 소리없이 좇아갈 때 봄꽃처럼 고운 자태는 긴 드레스 여운의 끝자락에 슬픔마저 정숙하다 메리디스 프렘턴(Meredith Frampton)의 초상은 얼굴만이 아닌 전신을 그린 초상이 많다. 몸짓과 자태, 표정, 눈빛 등을 살펴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그의 초상에는 인물들의 눈빛이 정점이다. 얼굴 전체에 퍼지는 표정에서 눈빛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초상의 눈.. 더보기
흑과 백으로만 세상을 그리는 이 남자 일상, 오디너리 피플 일상, 오디너리 피플 / 유미주 흑과 백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릇 자연의 빛깔만큼이나 살아있다 내밀한 일상은 성실하다 고요해서 빨려든다 풍경 위에 작은 리듬이 소용돌이치면 길을 걷다가 시선이 머무는 곳에 멈춰서라 거기에 설렘이 있고 그 너머 기대가 있을 테니까 일상은 이렇게 흑과 백에서 묻어나는 자연의 빛깔 우리는 그 자리에서 오디너리 피플이다 평범한 일상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라면, 고뇌는 예술을 꽃피우게 하는 필수 요소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고뇌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수많은 고뇌 앞에 할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박영학 작가는.. 더보기
소녀의 꿈 소녀의 꿈, 보라빛 나르샤 보랏빛 나르샤 - 꿈 ․ 사랑 ․ 향기, 72.7cm × 60.6cm Watercolor on paper, 이영미, 2015 소녀의 꿈 , 유미주 단발머리 소녀에게 붉은 입술이 붉디 붉은 야무진 그 입술이 무엇을 말하려다 꾹 다문다 세상을 삼킬 듯한 눈망울이 유난히도 새까만 두 눈망울이 무엇을 말하려다 울어 버렸다 어느새 붉은 입술 보랏빛 물들이고 흘러내린 눈물 자국 향기가 되어지니 새까만 눈망울은 꿈으로 피어난다 보랏빛 향기를 품에 안고서 여인은 그렇게 날아 오른다 ‘나르샤’란 ‘날아 오르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경상북도 의성군 한 작은 마을, 가슴에 꿈을 품은 단발머리 소녀가 있었다. 어떠한 순간에도 품은 꿈을 꺾지 않았던 야무진 소녀가 젊은 날을 지나 여인이 되었다... 더보기
그의 이야기 그의 이야기 / 유미주 한 청년이 있었다 단출한 차림에 허기진 매무새를 가졌던 어느 시골 작은 마을의 목수였어 뜨거운 어느 날 그의 품에 코흘리개가 안겼지 사람들은 코흘리개를 죄다 야단하네 녀석 그 야단에도 아랑곳없이 귓새로 흐르는 목수의 머리칼을 만지작거렸어 그러다 그의 눈과 마주쳤지 아이는 보았네 빛나는 그의 눈을 번져있는 자유한 미소를 그을린 피부위에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 삶으로 패인 주름진 눈매가 더없이 매력적이더군 그는 나직하게 말했네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마세요. 천국은 이런 사람의 것입니다.” 당신은 보았는가? 단출한 차림에 허기진 매무새를 한 목수를 마치 왕과 같았던 한 청년을 에밀 놀데(Emil Nolde, 1867-1956),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 1.. 더보기
silence and silence # silence and silence / 유미주 저 높은 산꼭대기에 나무가 살아 있다는 건 말야 그곳에도 그곳에도 물이 흐르고 있다는 뜻이야 지난해 7월, 그림이 나에게 희망을 이야기했다. 선명하고 생생한 울림 앞에 화가가 누구인지 작품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림으로 오롯이 위로와 격려를 받았던 여름이었다. 1년이 지나 다시 본 그림이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한다. 말라 비틀어진 저들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보이고, 계절적으로 가을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파리하게 구부러진 나뭇가지에 끈질기게 붙어 있는 나뭇잎들이 있다. 그 사이로 흩어지는 에너지에 눈이 부시다. 그림은 가을이라 말하지만 태양은 여름날처럼 뜨겁다. Autumn sun 1912 , oil on canvas , 80.2 × 80.. 더보기
모네의 정원에서 # 모네의 정원에서 / 유미주 누군가 인생의 사막을 걷고 있다면 난 그늘을 찾아 주고 싶다 한 뼘이라도 거기서 잠시 가쁜 숨 내려 놓고 쉼을 주고 싶다 오늘, 그의 정원에 그늘이 많아 보인다 ‘빛의 화가’로 불리웠던 ‘인상파’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의 생을 잠시 엿본다. 작품《해돋이》를 출품한 후 어느 비평가가 조롱의 뜻을 담아 ‘인상주의’ 라는 말을 사용했다. ‘인상파’는 모네를 중심으로 모인 화가집단에 붙여졌고, 당시에 환영받지 못한 화풍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평생 지켜내면서 빛과 자연을 끊임없이 탐색했다. Pathway in Monet's Garden at Giverny , 1902 , oil on canvas Claude Monet (클로드 모네).. 더보기
넌 기억, 난 추억 넌 기억 난 추억 / 유미주 사진은 완전한 사실이고 기록은 완벽한 기억이다 기억은 가끔 추억이 되나 추억은 가끔 거짓이 된다 왜 그것이 너와 내가 다른 이유 더보기
三快하다 # 三快하다 / 유미주 沈默 쾌한 기다림. 思惟 쾌한 자유. 反抗 쾌한 거부. 잠시 잠든 사이, 116.8 cmx 91cm, acrylic on canvas, 한수희, 2014 인간은 내면세계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내면의 무수한 소리들을 제대로 들어본 적 있는가? 의식 저편에 깔려있는 근원적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 날에는 누르고 외면하고 무시하는 방법밖에 몰랐다. 그렇게 해야 근사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작가 한수희의 작품들 속에서 나의 욕망과 호소함, 흔들림과 눈물, 땀과 사무침, 기도와 소망을 다시 본다. 그 감정들 하나하나 존중받는 느낌이 이렇게 평온한 것을. 선을 긋고 칠하지 않는다. 그저 한 점(點,dot) 한 점(點,dot)을 존중하며 반복했을 .. 더보기